북한 매체서 사라진 ‘쿠바’…한국과 수교에 불만 표출?
[앵커]
우리나라는 지난 14일 북한의 ‘형제 국가’였던 쿠바와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했습니다.
북한으로서는 충격일 텐데요, 그래서인지 북한 매체에서 ‘쿠바’라는 단어는 15일에 마지막으로 등장한 이후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쿠바에 대한 배신감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지성림 기자입니다.
[기자]
북한 당국은 우리나라와 쿠바의 수교가 발표될 때까지 수교 논의에 대해 전혀 몰랐던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과 쿠바의 수교 사실이 공개된 시각은 한반도 시간대로 14일 밤 10시 이후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14일 오후에 인쇄돼 다음 날 새벽에 배포된 북한 노동신문에는 쿠바 관련 소식이 실렸습니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이 가자지구에서 군사작전을 진행하는 이스라엘을 규탄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북한의 모든 매체에서는 ‘쿠바’라는 단어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북한 매체는 김정일 생일 82주년을 맞아 여러 나라의 재외공관에서 경축 행사가 열리고 많은 외국 인사가 자국의 북한 대사관을 축하 방문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도 쿠바만 제외했습니다.
작년 2월 김정일 생일 81주년을 맞아 평양 주재 외교관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축하 편지를 보낼 때 쿠바 대사를 대표로 내세웠던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입니다.
<조선중앙TV> “꽃바구니와 축하 편지를 13일 해당 부문 일꾼에게 외교단을 대표해서 쿠바공화국 특명전권대사가 전달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쿠바 지우기’에 나선 것은 ‘적대국가’로 규정한 대한민국과 수교를 맺은 쿠바 당국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특히 지난 2018년 디아스카넬 대통령을 평양에 초청해 극진히 환대했던 김정은으로서는 배신감이 컸을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중앙TV> “김정은 동지와 조선 당과 정부, 평양 시민들의 따뜻한 환대와 열광적인 환영에 감동을 금할 수 없다고 하면서…”
영원한 ‘사회주의 전우’, ‘형제 국가’라고 믿었던 쿠바에 뒤통수를 맞은 만큼 북한은 한동안 공식적으로 쿠바를 언급하지 않을 전망입니다.
연합뉴스TV 지성림입니다. (yoon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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