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글살이] 말 같지 않은 소리 / 김진해

운명적 나이인 열다섯 살 아들은 랩에 몰두해 있다. 본인 인생과 음악의 궁합을 맞췄는지 세상, 특히 부모에 대한 저항정신이 항일투쟁만큼 매섭다. 그런데 그가 하는 랩을 흉내라도 내볼라치면 이내 좌절한다. 그의 혀는 현란하고 민첩한데, 내 혀는 느리기만 하다. 다연발 속사포로 1초에 열두 음절을 쏴대는데, 나는 왜 세 음절 내기도 벅차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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