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마을] 휴지에게 사랑을 배울 때

휴지에게 사랑을 배울 때 권 성 훈

휴지는 묶여 있다
항구에서 떠나기 위해
두루마리 방식으로 얇아질 때까지 얇아져
닦아질 표정이 닦아 낸 표정에게 들키지 않게
사라질 흔적을 지우며 지워진 흔적조차
기척 없이 떠 있다
그대는 백지장보다 가벼운 여백을 가졌다
무게조차 모르는 가벼움과
가벼움조차 모르는 무..

from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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