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 잃은 선박 충돌에…대형 교량이 20초 만에 폭삭
[앵커]
사고를 낸 컨테이너 선박은 충돌 직전 동력을 잃고 통제 기능을 상실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2㎞가 넘는 다리가 순식간에 맥 없이 무너지면서 충격을 줬는데요.
충돌한 선박의 규모가 워낙 컸던 데다, 다리 설계 구조상 불가피한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한미희 기자입니다.
[기자]
1970년대 건설된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는 길이 2.6㎞로, 볼티모어항 외곽을 연결합니다.
항구를 떠난 컨테이너 선박은 다리를 향해 가던 중 동력을 잃고 조난 신호를 보냈지만 결국 교각을 피하지 못하고 충돌했습니다.
<마이클 번즈 주니어 / 책임에너지 해양센터 선장> “선박이 다리에 부딪히기 전에 동력을 잃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 전력 손실은 아마도 최악의 시점에 일어났을 겁니다.”
제한된 수역에서 선박의 동력이 차단된다는 건 추진력이나 물속에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조타나 통신, 위치나 방향 정보를 제공하는 장비가 기능하지 못한다는 의미일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치명적이라는 겁니다.
현대중공업이 2015년 건조한 이 선박은 약 300m 길이에 폭은 48m로 컨테이너 9,700개를 실을 수 있습니다.
이 정도 규모의 선박이 시속 15km로 충돌했을 때 그 충격을 지탱할 수 있는 다리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입니다.
충돌 이후 다리가 20초 만에 무너져 내린 것도 다리의 연속적인 구조상 불가피했다는 설명입니다.
<데이비드 나이트 / 토목 엔지니어> “교각에 단절이 없는 연속 구조이기 때문에 모든 경간(교각 사이 구조물)이 함께 작동해 하중을 분담합니다. 그리고 책더미처럼 지지대 중 하나를 빼면 안타깝게도 세 개의 경간이 모두 무너지게 됩니다.”
새벽 시간 다리 위에서 포트홀 보수를 하던 작업자 8명 중 6명이 물에 빠져 실종됐는데 이들 모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연합뉴스 한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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