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019년 02월

  • 한두 시간뿐일지라도, 볼 수만 있다면…

    [책과 생각] 정혜윤의 새벽세시 책읽기 귀환 히샴 마타르 지음, 김병순 옮김/돌베개(2018) 리비아 출신 작가 히샴 마타르의 논픽션 <귀환>은 1979년 리비아에서 탈출할 때 여덟살이었던 소년 히샴이 33년 뒤 리비아로 귀환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가족들이 리비아를 탈출한 이유는 아버지 자발라가 카다피 독재정권에 위험한 인물이었기 때.. from 한겨레

  • 소문에 희생된 양반 여성의 사생활

    [책과 생각] 이숙인의 앞선 여자 16세기 진주 사람 함안 이씨는 상당한 재력을 가진 진사 하종악의 후처로 들어가 28살에 과부가 되었다. 얼마간의 세월이 흘러 가노(家奴)와 음행을 저지른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더니 결국 그녀는 피혐의자로 옥사(獄事)를 치르게 되었다. 고발자는 절의지사(節義之士)로 이름난 남명 조식(1501~1570)이었다. 조선사.. from 한겨레

  • 성평등 세상이 왜 남성에도 이익일까

    제가 투명인간인가요?-남자들은 모르는 직장 내 성차별의 비밀 조앤 리프먼 지음, 구계원 옮김/문학동네·1만5800원 남성들과 비슷한 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발성 교육을 받고, 자신감 있는 태도를 갖추기 위해 과외를 받으며, 더욱 능력 있는 여자처럼 보이기 위해 하이힐에 부은 발을 밀어넣는 여성들. <월스트리트저널> 저널리스트 출신인 조앤 리.. from 한겨레

  • 뱀파이어처럼 불멸하는 ‘처녀성 판타지’

    우리는 처녀성이 불편합니다 조너선 앨런·크리스티나 산토스·아드리아나 슈파르 엮음, 이혜경 옮김/책세상·2만원 13세기에 발간된 의학 논문 <여성의 신비>에는 여자가 처녀인지 아닌지 궁금하면 백합을 갈아 먹여보라고 나와 있다. “처녀가 아니라면 백합을 먹는 즉시 오줌을 싸게 된다”는 것이다. 가부장제의 유구한 역사에서 여성의 처녀성 검증은 ‘재.. from 한겨레

  • [시인의 마을] 역사의 바깥 19 조명희

    역사의 바깥 19 조명희 채 광 석 보들레르가 되지 않았고 타고르가 되지 않았네 붉은 장미꽃 어떠니 西人(서인)의 레이스 어떠니 노래하지도 않았네 산비탈길 돌아들며 지게 목발 두드리고 노래하는 초동처럼 얇은 해 가만히 쪼이는 봄에 그 햇빛의 상한 마음을 저 혼자 알고 부는 바람처럼 저 혼자 알고 .. from 한겨레

  • ‘버닝썬 강간사건’은 가능한가

    [책과 생각] 이민경의 유연하고 단단하게 모르는 사람이 아무도 없지만, 모르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사건이 되지 못하는 폭력이 있다. 클럽에서 여성이 겪는 일도 여기에 들어간다. 춤을 추는 여성을 성추행하는 남성, 강간을 할 목적으로 여성에게 약을 탄 술을 건네는 남성, 강간을 할 목적으로 취한 여성을 끌고 나가는 남성, 클럽에서 강간을 할 때 사용.. from 한겨레

  • 거제는 어떤 꿈을 꾸는가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산업도시 거제, 빛과 그림자 양승훈 지음/오월의봄·1만6900원 ‘위기는 기회’라는 말은 불황에 자주 등장하는 인기있는 표현인데,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에서는 그 말을 뒤집어놓는다. ‘기회는 위기’. 위기가 왔을 때 잡아야 할 그 기회는 구조조정이다. 2010년대 중반, 매출 50조원을 벌어주던 수출 대기업이자 10.. from 한겨레

  • 거제는 어떤 꿈을 꾸는가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산업도시 거제, 빛과 그림자 양승훈 지음/오월의봄·1만6900원 ‘위기는 기회’라는 말은 불황에 자주 등장하는 인기있는 표현인데,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에서는 그 말을 뒤집어놓는다. ‘기회는 위기’. 위기가 왔을 때 잡아야 할 그 기회는 구조조정이다. 2010년대 중반, 매출 50조원을 벌어주던 수출 대기업이자 10.. from 한겨레

  • 사활 건 정치 투쟁의 장, 번역

    번역의 시대, 번역의 문화정치 1945~1969 -냉전 지(知)의 형성과 저항담론의 재구축 박지영 지음/소명출판·3만1000원 번역은 세계를 내다보는 창이다. 이 창이 세계를 언제나 투명하고 바르게 보여준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창은 오역과 졸역, 중역 등으로 자주 일그러졌으며, 정치적 의도에 의해 왜곡된 세계상을 보여주는 때가 더 많았.. from 한겨레

  • 마지막 순간까지, 열정적인 독자이기를

    정여울의 내마음속 도서관 엄마와 함께한 마지막 북클럽 윌 슈발브 지음, 전행선 옮김/21세기북스(2012) 나는 이런 이야기를 좋아한다. 상황은 급박하지만, 그 상황을 견디는 사람은 신기하리만치 차분하고 담담한 이야기. 담백하게 아픔을 견디지만, 침울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루를 활기차게 살아갈 힘을 주는 이야기. 이 책을 처음 .. from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