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조여서 말라 죽자. #프로아나 #뼈말라.” ‘뼈의 모양이 드러나 보일 정도로 말랐다’는 뜻의 단어 옆에서 ‘프로아나’라는 낯선 표현을 발견했을 때 김안젤라 씨(36·사진)는 문득 불길한 기운을 느꼈다. 의미를 알아보니 이 단어는 찬성을 뜻하는 ‘프로(pro)’와 ‘거식증(anorexia)’의 합성어로 마른 몸매를 위해 섭식을 강도 높게 제한하는 이들을 일컫는 말이었다. 여중생 혹은 여고생이 쓴 것으로 보이는 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물을 보고 김 씨는 섭식장애의 일환인 폭식형 거식증을 앓았던 17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이를 계기로 ‘살이 찌면 세상이 끝나는 줄 알았다’(창비)를 쓴 김 씨를 4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만났다. “제 경험이 섭식장애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가닿길 바랐어요. 의학계에선 다이어트를 하는 것만으로도 섭식장애 1단계로 보는데, 한국 사회에선 다이어트가 너무 흔해서 이런 사실조차도 알려져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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