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2018년 08월 16일

  • 가문의 영광을 만든 여자

    서영수합(徐令壽閤, 1753~1823)은 50살이 넘어 시작(詩作)의 길로 들어선 늦깎이 시인이다. 그 후 20년간 쌓인 작품이 192편이었다. 영수합의 시는 격정적인 감흥보다는 평온하면서 넉넉한 여유를 주는 특징이 있는데, 여기에는 가족 전통을 만들어온 조선후기 사대부 여성의 노고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동시에 그녀는 조선후기의 수학 및 기하학 분야에서도.. from 한겨레

  • ‘서구적 근대’ 넘어설 ‘토착적 근대’에 주목해야

    서구가 독점해온 ‘근대’의 개념과 그로부터 야기되는 한계들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렇지만 ‘서구적 근대’의 강력한 규정성을 떨쳐버리는 것은 아직도 쉽지 않은 과제로 꼽힌다. 지난 15~16일 원광대 원불교사상연구원이 연 ‘근대 한국종교의 토착적 근대화 운동’이란 주제의 학술회의는, ‘토착적 근대’라는 비교적 새로운 개념을 통해 기존의 ‘서구적.. from 한겨레

  • 대안적 삶으로 공동체를 복원하는 사람들

    우린 다르게 살기로 했다 조현 지음/휴·2만원 공동체가 위기라고 한다. 드물지 않은 고독사나 고립으로 인한 비극적 사건들은 개인의 불안을 가중시킨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일상이 당연해진 삶에서 공동체의 복원이란 아득히 먼 이야기처럼 들린다. 하지만 때로 탁구대 하나가 공동체를 만들기도 한다. 파주시 문발동 공방골목길의 어느 집 마당에.. from 한겨레

  • 8월17일 출판 새 책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한국 여성의 인권 투쟁사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1997년 호주제 폐지 운동부터 현재의 미투까지 페미니즘 현대사를 신문과 책 등 광폭의 자료를 통해 정리했다. 페미니즘 운동과 대립하는 유시민·탁현민·정봉주·김어준 등 진보 남성들의 문제점을 짚는 데 상당한 분량을 할애했다. /인물과사상사·1만7000원. 꾸밈없는 인생의 그림 19.. from 한겨레

  • 8월 17일 문학단신

    의학과 문학 접경 연구 세미나 ‘의학과 문학 접경 연구소’는 25일 오후 3~6시 서울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 스칸디아홀에서 ‘문학 속 의학, 의학 속 문학’을 주제로 세미나를 마련한다. 이승하 시인(중앙대 문창과 교수)과 양훈진(양훈진 산부인과원장)·유형준(CM 병원 내과, 시인) 두 의사가 발표를 한다. 탈.. from 한겨레

  • 쉼보르스카가 권하는 ‘비필독도서’들

    읽거나 말거나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지음, 최성은 옮김/봄날의책·2만원 노벨문학상 수상 시인 가운데서도 비스와바 쉼보르스카(1923~2012·사진)는 한국 독자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편이다. 그의 시선집 <끝과 시작>과 유고 시집 <충분하다>가 번역 출간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새로 나온 <읽거나 말거나>는 쉼보르스카가 1967년부터 200.. from 한겨레

  • 당사자와 제삼자

    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지음/문학동네(2018) 일찍이 은희경은 “애인이 셋 정도는 되어야 사랑에 대한 냉소를 유지할 수 있다”(<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고 했다. 단 한명의 애인, 유일한 사랑을 관계의 안정감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만도 않은 모양이다. 셋, 하니까 권여선의 ‘삼인행’(<안녕, 주정뱅이>)도 떠오른다. 부부인 규와 주란 .. from 한겨레

  • 106살 나치 수뇌부 ‘마지막 증인’이 남긴 경고

    어느 독일인의 삶 브룬힐데 폼젤 지음·토레 D. 한젠 엮음 박종대 옮김/열린책들·1만5000원 정치적 무관심이 그렇게 잘못된 걸까. 세상일 중요한 줄 알지만 때로 나 하나 건사하기도 피로한, 그래도 저 질문을 입 밖으로 꺼내기엔 좀 멋쩍은, 보통의 우리에게 <어느 독일인의 삶>은 드물게 우아한 대답이다. 형식이 그러하다. 이 책은 .. from 한겨레

  • 난학, 일본 ‘근대 모험’의 출발점

    난학(蘭學)의 세계사 이종찬 지음/알마(2014) 한국 최초이자 유일한 열대학 연구자인 이종찬 선생이 펴낸 <난학의 세계사>는 일본이 임진왜란과 명·청교체기에 중화적 세계를 극복하고 열대 무역과 박물학을 통해 유럽 문물을 주체적으로 수용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난학(蘭學)이 만들어졌고, 이를 통해 근대 일본이 만들어졌는지 탐구하는 책이다. 난학.. from 한겨레

  • ‘뺄셈의 문학사’에서 통일 통합 문학사로

    ‘88 서울 올림픽’을 앞둔 1988년 7월19일, 당시 정한모 문공부 장관은 납·월북 문인 120여명에 대한 해금 조치를 발표한다. 임화, 이기영, 한설야, 이태준, 박태원, 김남천 등 납북됐거나 월북한 문인들의 작품 출판을 허락한다는 내용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그 전까지는 이들의 작품을 남쪽에서 읽을 수 없었다는 뜻이다.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from 한겨레